-
[ 목차 ]
우리 사회가 고령화로 접어들면서 노후 소득 보장은 중요한 과제가 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기초연금은 만 65세 이상 저소득 노인에게 지급되어 노후생활을 지원하는 대표적인 제도입니다. 그러나 ‘부부가 함께 받으면 각각 지급액을 깎는다’는 이른바 부부감액제도가 지속적으로 형평성 논란을 일으켜 왔고, 최근 정부는 이 제도의 폐지 또는 단계적 축소 방안을 공식화했습니다. 오늘은 부부감액제도의 기원부터 문제점, 폐지 논의 및 향후 전망까지 순차적으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부부감액제도란 무엇인가? 기원과 제도의 구조
기초연금은 소득 하위 70% 이하의 만 65세 이상 노인에게 지급되는 제도이며, 단독가구와 부부가구에 따라 기준이 약간 다릅니다. 현행 법령에서는 부부가 둘 다 수급대상이 될 경우, 각자 지급되는 기초연금액에서 “20% 감액”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 배경은 이렇게 설명됩니다. 부부가 함께 살면 주거비·전기·수도 등의 생활비가 단독가구보다 상대적으로 절감된다는 이른바 ‘규모의 경제’를 고려해 만든 제도입니다.
예컨대, 단독가구인 노인이 받을 수 있는 기준연금액이 월 34만2,510원이라면, 부부가 모두 수급할 경우 각각 월 34만2,510원의 80%를 지급받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부부가 받을 수 있는 총액이 단순히 두 배보다 낮아지는 구조입니다.
이처럼 제도 설계상 부부가 함께 수급할 경우 감액이 적용되도록 되어 있으며, 이는 과거 노인가구의 형태나 현황을 반영해 마련된 것이었습니다.

왜 폐지 논의가 시작되었나? 문제점과 실제 영향
부부감액제도가 도입된 취지는 합리적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문제점이 드러났습니다. 특히 저소득 노인 부부가구에 매우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현실적 지적이 많았습니다.
첫째, 생활비 절감이라는 가정이 현실과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소득 및 자산이 가장 낮은 노인 부부가구는 단독가구보다 소비지출이 오히려 더 높았고 의료비·주거비 부담이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컨대,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노인 부부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이 단독가구보다 1.74배로 나타난 반면, 제도가 가정한 1.6배 보다 더 컸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즉, 제도의 전제가 실제와는 괴리가 있다는 뜻입니다.
둘째, 감액률이 연금액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기초연금을 받는 부부 중 상당수는 단독가구 대비 급여 차이를 체감하고 있었으며, “부부라서 매년 약 165만 원 덜 받는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셋째, 형평성 논란이 지속되었습니다. 부부감액제도는 동일한 노후지원 제도임에도 혼자 사는 노인과 부부가구 사이에 차이를 만드는 요소가 되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일부 노인들은 감액을 피하기 위해 위장 이혼을 고려했다는 언급도 나왔습니다.
이로 인해 정부와 국회는 ‘노인 부부도 동일한 생활비 부담이 있다’는 관점에서 제도 개선 논의를 본격화하게 되었습니다.



폐지 또는 단계적 축소 방안 — 현재와 앞으로의 변화
정부는 부부감액제도의 완전 폐지보다는 저소득층부터 단계적으로 감액률을 낮추는 방식을 추진 중입니다.
소득 하위 40% 노인 부부를 우선 대상으로 2027년까지 감액률을 현재 20%에서 15%로 낮출 계획입니다.
2030년까지는 감액률을 10%까지 낮추고, 궁극적으로는 폐지하는 방향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다만 모든 노인 부부가 동일하게 바로 감액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며, 재정여건·국회 논의·법 개정 상황 등에 따라 시기나 대상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상당한 재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세부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제도 개선 과정에서 ‘취약계층 우선 보호’가 핵심 원칙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즉, 평균적으로는 감액률이 적정하다는 분석이 나왔으나, 최빈곤층 부부가구에겐 과도한 부담이 된다는 ⸺ ‘평균의 함정’이라는 표현도 나왔습니다.
따라서 향후 기초연금 제도 개편은 단순 감액률 낮춤에서 그치지 않고, 소득·자산·의료비 등 다양한 변수들을 반영한 정교한 설계가 이뤄질 전망입니다.

당신에게 해당된다면? 수급자·예비수급자를 위한 실전 체크리스트
이 제도 변경은 곧 당신의 노후소득에 직결될 수 있습니다. 수급자이거나 예비수급자라면 아래 사항을 꼼꼼히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① 현재 수급 상황 확인
부부 모두 기초연금 수급 중이라면 현재 감액률이 얼마인지 반드시 확인하세요.
만 65세 이상이고 아직 신청하지 않았다면 수급 가능 여부나 소득·자산 기준을 미리 체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② 변경 예정 시기를 파악
자신이 해당 소득구간에 속하는지 여부를 미리 파악해 두면, 향후 수급액 변동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③ 소득·자산 상태 점검
수급 자격은 단순히 연령이 넘어가는 것 외에도 소득과 자산 수준이 중요한 요소입니다.
부부 가구의 경우 단독가구와 달리 제도가 다르게 설계되었던 만큼, 현재 및 향후 소득 변화(예: 취업, 임대소득 등)를 고려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④ 예산계획 및 생활비 대비
부부감액제도가 완전히 폐지되기 전까지는 감액률이 남아 있을 수 있으므로, 실제 받는 연금액이 예상보다 적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생활비·의료비·주거비 등을 미리 계획하고, 연금 외의 다른 소득원이나 저축 등을 병행해 놓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⑤ 제도 변경 시 공지사항 확인
법 개정이나 시행세칙이 바뀔 경우 수급액 또는 지급조건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부 또는 관련 기관의 공지사항을 주기적으로 확인하세요.
만약 자신에게 피해가 예상되거나 제도 적용이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해당 지자체 또는 복지기관을 통해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기초연금 부부감액제도는 “함께 살아도 생활비가 절감된다”는 전제 아래 만들어진 정책이지만, 현실은 ‘함께 살더라도 더 많은 지출 부담’이 있는 노인 부부 가구도 상당하다는 점에서 개선이 불가피했습니다.
이번 정부의 로드맵은 저소득 노인 부부부터 감액률을 낮추는 방향이라는 점에서 한 걸음 진전된 방향이라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제도가 완전히 폐지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수급자 본인의 준비와 대응이 중요합니다.
노후소득이 곧 권리이자 선택이 되는 시대입니다. 기초연금을 받는 수급자라면 오늘의 제도 변화에 귀 기울이고, 예비수급자라면 미리 대비해 두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 될 것입니다.
이 글이 수급자 분들과 가족분들께 작은 길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